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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ME 부모님을 향한 참사랑

작성일 2003-11-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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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태석프란치스코 조회 1,43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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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향한 참사랑
『부모를 공경하기는 쉽지만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 드러날 만큼의 효도는 어렵지 않지만 마음에서 우러나는 성성의 효도는 쉽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저의 부모님은 전북 남원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계십니다.
부친은 81세, 모친은 74세의 고령이십니다.
요즘의 농촌에는 공통된 어려움이지만 제 고향에도 일손이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을 격고 계십니다. 그런데 시골에는 젊은이들보다 노인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노인들은 대부분 농기계를 조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거의 몸으로 때우고 불가피 농기구를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주위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부탁을 해서 품삯을 다 주면서도 그 어려움을 여러 번 하소연한 다음에서야 젊은이의 승낙을 얻고 도움을 받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한 경우의 예이겠지만 남들은 모내기를 모두 끝내서 그 모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노인인 자기의 논은 아직도 경운도 못하고 방치되어 있을 때 그 논을 지나다니는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연민과 함께 손가락질을 당하게 됩니다.
특히 농촌에는 모두가 친척처럼 모두 아는 사이의 사람들이므로 이런 상황에까지 되면 그 노인은 한숨만 쉬다가 결국 자살하는 경우도 발생하여 신문을 장식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상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힘도 좋을 뿐 아니라 농기계를 잘 다루기 때문에 같은 작업량이라 하더라도 노인들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신속하게 일을 해 치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의 여유인력은 주변의 노인들이 통사정을 해 오는 경우 못 이긴 척하고, 거드름을 피우며 일을 해 주곤 합니다.
물론 이 때도 해당 품삯은 물론 농기계를 이용할 경우 그 농기계에 대한 삯까지 별도로 지급됩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젊은이와 노인들간의 사이에는 그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일손 문제로 노인들은 젊은이에게 통사정하는 일이 빈번하며 그러한 관계는 일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평소에도 일손을 부탁할 때를 예상해서 노인들은 젊은이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많은 애를 쓰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 회관에 가 보면 정말 예전에는 생각할 수도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겨울에도 노인들은 웃목에 앉아 계시고 젊은이들은 아랫목에
앉아 있거나 내키는 대로 누워있는 등의 기막힌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도덕성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이유도 있겠으나 위의 일손 부족에 따른 노소간의 인간관계가 새롭게 형성된 데 기인한 것입니다.

부친께서는 지금도 쟁기질은 하실 수 있지만 연로하시기 때문에 이앙기 등은 물론 경운기도 조작하실 줄 모르십니다.
시골에는 논 32 마지기가 있습니다. 노인들이 이 면적을 농사짓는다는 것은 큰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자식들은 부모님을 많이 생각하는 것 처럼
『이제 농사를 직접 짓지 마시고 모두 선자로 내 놓고 편히
사십시오!』라고만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여름에 보면 모내기를 하시고 다음 해에도 보면 또...... 계속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는
4남 5녀 중의 장남으로서 ‘부모님께서 왜 농사를 직접 짓는다고 고집하실까?’ 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오랜 생각 끝에 그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논을 빌려 주면(선자로 준다 라고 일컬음) 보통 1마지기(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고향에는 150평 기준임) 당 수확 후에 80kg들이 쌀 1가마를 받습니다.
그러면 모든 논을 선자로 준다 해도 쌀 32가마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받은 쌀을 갖고 생활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ㅇ. 식량으로 연간 약 4가마를 빼고 보니 28가마가 남습니다.
이 쌀을 돈으로 바꾼다면 가마당 대략 100,000원으로 계산하니 2,800,000원이 되었습니다. 이 돈을 월별로 나누어서 쓸 경우 매월 230,000원의 돈이 할당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농촌에서 돈이 필요한 경우를 상정해 보았습니다.
①자기가 먹을 채소 등을 조달하기위해 밭농사는 짓게 되는데
여기에는 비료와 농약대가 필요하다.
②옷은 자녀들이 사다 준 것만 입는다 하더라도 전기료, 재산세, 의료보험료 등 공과금을 납부할 돈은 필요하다.
③두 노인의 병원비와 약값도 필요하다.
④노인회장, 바르게 살기 협의회 부회장, 향교 당의를 맡고 계시므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시내엘 월간 적어도 4~5차례는 나가시므로 여비도 필요하다.
이러한 소요 예산을 추정해 볼 때 월 230.000원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약 1년 전의 일입니다. 시골에서 제사가 있었기 때문에 모든 식구들이 참석한 때였습니다. 저는 장남으로서 제가 생각한 일을 모두 털어 놓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 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모든 자식들이 부친 계좌에 자동이체를 약정하되 아들은 매월 100,000원을, 딸은 50,000원을 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약속했던 첫 달이 지난 후에 많은 기대를 갖고 부친 계좌의 송금 내역을 조회하여 보았습니다. 그 결과 저를 포함하여 약 반 정도만 송금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주소의 라벨 인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2,00□년 □월 중 효도금 이체 내역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그 송금내역을 모든 가족에게 매월 발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월간 가족들의 새로운 소식이 있을 경우 (가급적 밝은 소식을 최대한 발굴하여)이체 내역 다음에 부기하여 보냈습니다. 그 결과 점차 참여율이 늘어 갔고,
가족들 중에는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몇 사람을 제외하고 거의가 참여하여 현재는 매월 600,000원 정도가 송금되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께서는 올해 봄부터 모든 논을 선자로 내 놓으셨고 밭농사만 짓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제는 농번기가 도래하거나, 오랜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나거나, 올해처럼 냉해가 있는 등의 경우에도 걱정이 안되니 가족 모두 편안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약간의 부담은 되지만 가족 모두가 합심하면 부모님을 편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젊은이들에게 일을 해 달라고 사정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젊은이들에게도 대접을 제대로 받고 계십니다! 끝.
경기도 고양시 행신2동본당 소속
서울 ME 841차 (2002. 9. 15)
양태석 프란치스코, 임진순 데레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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